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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Shikoku

# 3년만에 돌아오는 세토우치 예술제, 나오시마 (直島, 2013년)

" 3년만에 돌아오는 세토우치(瀬戸内) 예술제 "

 

 

2013년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기간 중 다카마츠에 갔었다. 오래된 여행사진을 다시 꺼낸 이유는 올해 3년만에 다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가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시코쿠를 다녀오니 3년전 다녀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며 '아, 내가 이 기간 중에도 다녀왔었지'하며 사진 정리를 시작하다 이렇게 포스팅까지 쓰게 되었다.

작품감상 패스포트에 적혀있지만 예술제가 진행되는 해에 3시즌으로 나누어 예술제가 진행된다. 나는 3번의 시즌 중 가장 한여름에 다녀왔었다. (더워 죽을뻔했던...) 그리고 이 패스포트가 있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미술 시설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안에 도장 찍는 곳이 있어서 섬에서 섬으로 이동을 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도장을 찍는 기분이 뭔가 "클리어!"하는 기분이 들어 성취감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해야할까? 여튼 그런 느낌이었다.


 

다카마츠을 포함 주변 섬에서 진행되는 예술제로 갈 곳이 굉장히 많았지만 가장 많은 볼거리와 배편이 가장 많았던 나오시마(直島)를 가게 되었다. 여기서는 렌터카는 이용 안하고 자전거를 빌렸다. 섬 자체는 쇼도시마보다 작아 자전거로 이동하기 딱 좋긴한데 날씨가... 너무 더웠다.


 

먼저 항구 근처에 굉장히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이 있었다. 지나가는 길에 발견하고 귀엽다고 자전거 잠깐 세우고 보니 모두들 그런건지 주변에 자전거가 많았다. 이 빨간호박도 유명하지만 베넷세 근처에 가면 노란호박도 있다. (노란호박은 아래 사진첨부)



그리고 항구 근처 동네로 들어가면 나오시마의 유명한 '아이러브유'(I湯)가 나온다. 이름을 참 잘만든 것 같다. 아이러브에 일본어로 목욕탕을 뜻하는 '유'를 붙여 이렇게 사랑스러운 목욕탕을 만들고 '아이러브유'라고 부르는게 너무 귀여웠다.

 

 

나는 예술제라는 생각에 작품으로만 생각해서 목욕은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입욕이 가능한 미술시설로 설명되어 있다. 300엔이었던가 내면 안에서 목욕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러브유, 작가 오-타케 신로- (大竹伸朗)


 

그리고 지도 한장을 들고 페달을 열심히 밟아 도착한 곳은 바로 혼무라(本村) 근처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본 것은 이에프로젝트(家プロゼェクト) 중의 하나인 하이샤(はいしゃ)라는 작품이었다. 

이에프로젝트(家プロゼェクト), 현재도 생활을 하고 있는 지역으로, 오래된 집을 사람이 살았던 때의 모습과 기억을 되살려 개조하여 집의 공간 작품화 한 것으로 혼무라 지역에 있다.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라 밖에서만 찍었다. 패스포트를 이용해 입장 가능. 하이샤는 원래 치과였던 건물을 작가 오-타케 신로-가 실내외로 다양한 폐기물, 네온 간판 등을 합쳐 오브제로 사용하여 혼란(?)스런 공간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하이샤(はいしゃ),  작가 오-타케 신로- (大竹伸朗)

 

 

그리고 카도야로 가는 길. 


 

카도야(角屋)도 이에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200년의 역사를 가진 집을 개조했다고 한다. 겉 모습은 전통을 간직하고 있지만 안에는 125개의 LED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곳 또한 내부는 사진촬영금지로 눈으로만 담았었다. 살짝 어두운 공간에 앉아 빛나는 LED 조명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볼 것만 같았다.

카도야(角屋), 작가 미야지마 타쓰오 (宮島達男)


 

그리고 혼무라 지역 골목을 다닐 때 진짜 쓰레기통이라 생각었는데 이것 또한 빈캔을 이용한 아트였다. 왔다갔다 하며 보기에 너무 귀여웠다.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뮤지엄이 있었다. 이 안도 촬영 금지라 겉모습만 남겨왔다. 안에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 설계라던가 나오시마에서도 유명한 지중 미술관, 이우환 미술관 등의 설계도와 지어질 당시의 사진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도 타다오 관련된 상품도 살 수가 있었다. 나는 건축물을 담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 셋트를 구매했는데 그 안에 진짜 사인을 한건지 사인된걸 프린트한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펜의 잉크가 조금 번져 있어서 진짜 일 것이라 생각 중!) 사인 엽서까지 들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었다.

 

 

한참을 구경하다 점심을 먹으러 갔다. 런치로 어울리는 이름 '곤니치와', 혼무라 항 근처로 나오면 몇 개의 레스토랑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편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었다.


 

리조토와 카레를 주문했다. 가게 겉모습도 내부도 정감하고 아기자기 했던 곤니치와, 맛도 나쁘지 않아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가게 될 것 같다.


 

크림 리조토와 새우 카레 라이스! 일본 여행을 하며 음식을 먹을 때 거의 실패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자전거를 완전 열심히 타고 달려간 곳은 베넷세 하우스였다. 베넷세 하우스 내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기 때문에 입구 옆 자전거 주차장에 잘 묶어놨다.(베넷세 하우스 내 숙박자용과 관광객용으로 구분된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저 멀리 쿠사마 야요이 작품인 노란 호박이 보였다.




바다 앞에 있어 분위기 있어 보였다. 지중 미술관 등 인기 있는 곳이 많지만 아마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것은 이 노란 호박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베넷세 하우스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일 뿐 나오시마 예술제와는 상관없는 별도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셔틀을 타고 올라간 곳은 이우환 미술관이었다.


 

바다에서 부터 이 잔디까지 쭉 이어져 오는 모습과,


 

들어가는 입구의 콘크리트가 주변 자연과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이우환 미술관, 안도 다타오 설계) 미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는 이 이우환 미술관을 다녀온 후 여러 검색을 통해 작가 이우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 미술관의 모습과 내부의 작품까지 너무 잘 어우러지는 그래서 작품과 공간이 하나 같은 느낌을 느끼기도 했다. (이곳 또한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


 

그리고 세토우치 예술제, 나오시마에서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곳,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라 하면 바로 지중 미술관 일 것 같다. 이곳은 미리 지중 미술관까지 올라가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티켓을 미리 받고 저 시간에 맞춰 다시 가서 티켓을 구입 할 수 있었다.


 

 구입하기 힘들었던 지중미술관 티켓을 들고 미술관으로 입장! 들어갈 때부터 사진 찍는 것에 대한 엄격함이 보였다. 입구에서 카메라를 손에 들고 있다면 가방에 넣어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래서 사진으로 담는 것 말고 눈으로 보고 느끼기에 더 전념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지중 미술관으로 들어 갔다. 먼저 섬 풍경을 그대로 유지한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지하로 미술관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을 보면 잔디 위에 창문이 몇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은 세토우치 예술제 사진 참고)  그래서 그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한 작품 감상 등이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처음 안으로 들어가면 좀 어둡기도 하고 하지만 자연광을 이용한 부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놀랍게 느껴졌다. 지중 미술관 안에는 3명이 작가 작품 3개 정도가 있었다. 그 안에서도 작품을 최적화된 환경에서 볼 수 있도록 작품이 있는 곳으로 들어 갈 때의 인원 제한 등 굉장히 체계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곳이었다. 

세토우치 예술제 패스포트를 가지고 있어도 2,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더 내야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미술은 정말 아예 모르지만 멋있었기 때문에 ㅎㅎ)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들린 베넷세 하우스 뮤지엄도 들렸었다. 이곳은 베넷세 하우스 숙박객이라면 무료로 입장 할 수 있는 뮤지엄으로 작가는 안도 타다오로 안내 되어 있는 곳이었다. 볼거리는 물론 많았고 좋았지만 지중 미술관을 보고 내려와 여길 들리니 일반적인 미술관의 모습에 크게 감명을 받거나 하진 않았다.


베넷세 하우스 뮤지엄을 끝으로 배 시간에 맞춰 다시 항으로 돌아왔다. 베넷세 하우스에 숙박을 하면 참 좋았겠지만, 너무 비싼 숙박비로 다카마츠로 다시 돌아와야했다. 그래도 왕복으로 2시간 거리이고 하루에 딱 보기 좋아 다행이었다.


 

다카마츠 시내로 돌아와 지인들 커피 선물도 좀 사고 나도 커피도 마실겸 스타벅스에 들렸다.


 

같은 스타벅스 콩이라도 일본 스타벅스가 5-6천원정도 저렴하다. 우리나라... 너무 비쌈...


 

그리고 아무래도 세토우치 예술제는 3년에 한번 열리는 굉장히 큰 축제로 스타벅스 안에도 이렇게 안내 책자가 진열되어 있었다. 커피 한잔 마시며 루트 짜고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보기 딱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여행을 다 마친 다음에 봤지만...) 



그리고 다마카츠 시내 항구 옆쪽으로 바다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는 작품이 있었다. 컬러풀한 8미터의 긴 봉으로 일부가 거울로 되어 있어 주위 풍경을 반영하고, 보는 위치와 시간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Liminal Air, 작가 오-마키 신지 (大巻伸嗣)

 

 

그리고 미술관에서 구입한 엽서에 편지를 써 공항 근처에 보냈다. 우표를 붙인 엽서는 왠지 기분이 좋다.



그리고 공항에서도 볼 수 있는 작품은 프랑스 작가의 "Welcome et Funny Blue"라는 작품명으로 두개의 작품이 있다고 했는데 나는 이 금색으로 된 것 하나만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토우치 예술제 페이지가 아닌 작가의 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한 것 같다. (작가 페이지 참고) 

Welcome et Funny Blue, 작가 Véronique Joumard



이렇게 끝까지 많은 작품을 보고 돌아올 수 있는 세토우치 예술제. 하나하나 작품을 찾아 떠나야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큰 미술관의 일부를 2박 3일 동안 돌아본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다녀온 다카마츠, 나오시마, 쇼도시마도 굉장히 좋았지만 올해 다시 예술제에 갈 수 있게 된다면 테시마에도 꼭 한번 들려보고 싶다. 예술 쪽으론 잘 모르지만 해설과 함께 보고 신기하고 멋진 모습들을 실제 볼 수 있어 좋았던 여행이었다.



김가든.

email. itsgardenkim@gmail.com / instagram. woniio